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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티 체험 후기 - 태블릿 학습지에 대한 나의 판단은?

마음글방 2023. 1. 1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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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밀크티아이 태블릿 PC가 도착했다. 나는 단순 체험으로 신청했다가, 바로 정회원으로 등록하면 50일 추가해 준다는 말에 혹해서 결제까지 완료한 상태. 웬만하면 고고하는 걸로 마음을 잡으려고 했는데 고민이 더 많아진 상태에 대한 이야기.

밀크티 신청 계기

친한 대학 동기가 윙크 학습지를 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2~3년 정도 윙크를 했고, 이제는 새로운 걸로 바꾸었다고 한다. 태블릿 학습지이다 보니 그 시스템에 몇 년간 길들여졌을 것이고 조금 권태감을 느꼈나 보다.

"너두 윙크 같은 태블릿 학습지 해봐! 그럼 아이가 알아서 한글 다 떼더라고"

연초에 어른들이 영어공부를 결심하는 것처럼 나도 아이 교육에 대해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제 6살이고 예전보다 더 똘똘한 어린이가 되어가는 널 그대로 둬도 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성격상 여러 태블릿 학습지를 비교할리가 없기 때문에 땡기는 거 하나를 신청해 보기로 했고, 마침 교사 할인도 매일 2만 원씩 해준다는 밀크티를 알게 되었다. (사실 내가 먼저 밀크티를 선택한 건 아니고 우리 딸이 티비 광고를 보고 밀크티 로고송을 따라 불러서 마음이 갔다 ㅋㅋ 단순한 이유)

밀크티는 내가 학교에서도 가르치고 있는 천재교과서에서 나온 태블릿 학습지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드디어 밀크티 기기 도착!

월요일에 신청 절차를 밟았고, 수요일에 기기가 도착했다. 아이는 하원하자마자 "밀크티 왔다!!!!"며 좋아했다. 사실 윗집 동갑내기 친구 집 놀러 가면, 항상 태블릿 PC로 유튜브를 같이 보곤 했기에 본인도 그런 기기가 갖고 싶었나 보다.(나는 티비는 보여줄지언정 휴대폰이나 태블릿 PC로는 영상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게 무슨 개똥철학인가...)

이것저것 만져가며 오늘 할당된 학습을 시작해 보았다. 맨 처음에 동화가 나오는데, 아이에겐 익숙지 않은 <사윗감을 찾아 나선 두더지>라는 전래동화였다. 막 신나 하는 것 같았는데 중간쯤에 동화를 꺼버렸다.(이럴 줄은 몰랐다!) "재미없어!"라는 말을 남긴 채 다음 코스로 고고. 다음은 간단한 한글 진단 평가. 이것도 퀴즈 몇 개 풀다가 멈추려고 하는 걸 겨우 옆에서 말렸다. '얘 태블릿 학습지 매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처음이라서 태블릿 PC를 만지는 데 큰 흥미를 보였지만, 콘텐츠까지 즐길 수 있을지...(그것도 2년 약정 기간 동안이나 말이다.)

윙크냐 밀크티냐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윙크와 밀크티를 비교하던 일요일의 내가 떠오른다. 그런데 막상 태블릿 PC를 짧게 경험하고 나니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사실 밀크티 자체는 인터페이스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스타일이고, 아이도 한글과 영어, 코딩 콘텐츠를 꽤 마음에 들어 했다. 특히 밀크티에 서비스처럼 깔려있는 여러 프로그램 중에 직접 그림 그리는 활동을 가장 오래 했다.(그런데 이건 꼭 태블릿 학습지를 구독하지 않아도 집에서 해줄 수 있는 부분.)

사실 학습이 놀이 같으면 좋긴 한데, 너무 놀이 같아서 그런가. 종이가 아닌 PC로 이루어지는 학습에 내가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가. 이건 윙크냐 밀크티냐가 아니라 태블릿 PC냐 종이 학습지냐의 문제였다.

예전에 교원 빨간펜에서 영업당했을(?) 때, 내가 태블릿 PC로 이루어지는 학습에 조금 거부감을 내비쳤더니 영업사원이 나를 좀 뒤처지는 사람으로 바라봤던 경험이 있다. 사실 요즘 아이들 누구나 태블릿 PC와 같은 스마트기기를 능숙하게 사용한다. 그런데 이런 스마트기기 사용은 직관적이어서 짧은 기간에도 금방 익숙해진다.(나중에 커서 접해도 아무 문제없을 것 같다는 소견이다^^)

차라리 지금처럼 집에서 종이에 마음껏 그림을 그리고, 한글도 쓰고 싶은 대로 쓰면서 놀게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교육은 유치원에서도 아주 잘 이루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차라리 티비 시청 시간을 더 조율하고 책을 많이 읽어주는 게 현명한 길 아닐까. 괜히 약간의 설레발과 광고의 현란함에 떠밀려 밀크티 정회원까지 등록한 것 같다. 내일 환불 신청을 해야겠다.